유시화 시모음 길 가는 자의 노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 퀘렌시아 2019.05.16
안개꽃. 파도. 김소월 진달래꽃.파도에 관한 시모음 안개꽃 나무 아래 안개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바람 속에 안개꽃이 있는 것인지, 안개꽃이 흔들리는 것이 바람인지, 안개꽃이 눈 앞에서 흔들리는데 이유도 모른채 끊긴, 그대의 연락이 검게 멀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안개꽃 흔들리는 것만큼이나 바람을 타는 것이기도 한데, 아무 이유도.. 퀘렌시아 2019.04.27
서정주 시모음 가을비 소리. 단풍에 가을비 내리는 소리 늙고 병든 가슴에 울리는구나. 뼈다귀 속까지 울리는구나 저승에 계신 아버지 생각하며 내가 듣고 있는 가을비 소리. 손톱이 나와 비슷하게 생겼던 아버지 귀신과 둘이서 듣는 단풍에 가을비 가을비 소리! - 서정주. 기다림 내 기다림은 끝났다. .. 퀘렌시아 2019.03.21
천상병 시모음 비 오는 날 아침 깨니 부실 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1백50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함을 나.. 퀘렌시아 2019.03.16
어느 날. 어느 날. 바람은, 저녁의 눈 아래 스미는, 어둔 하늘에 펄럭이는 옷 소매에 파고든 바람은 과거로부터 새어드는 바람은 내 존재를 흔드는, 지금이 흔들리는 지금 이 어두운 숲 속을 헤매이는 펄럭거릴 뿐이지만, 시간이 새어드는 수십년 세월을 너머서, 수십년 펄럭거린 아픔이 줄을 지어 .. 퀘렌시아 2019.02.08
4월이 가기 전에.김중식 시모음. 4월이 가기 전에. 4월이 가기 전에, 무슨 일을 하여야 하는가, 서글픈 무슨 일이 있었는가, 4월이 가기 전에, 나뭇잎파리는 푸른 하늘 위에 흔들리고, 새잎이 끊임없이 밀려오는데, 나뭇가지 위를 끊임없이 흩날리고 있는데, 한 방울의 눈물이 푸른 하늘에 멍들어있는데, 4월이 가기 전에 너.. 퀘렌시아 2018.11.16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 퀘렌시아 2018.06.22
도종환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 퀘렌시아 2018.06.21
김신용 시 민달팽이 텃밭, 열어 보아야, 어둠이다. 어둠일 뿐이다, 바람이 텃밭을 휘젓고 있을 뿐이다. 인생을 지나가는 바람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몰랐더냐, 어둠 곁에 흔들리는 텃밭, 기척도 없는 텃밭, 왜 개는 어둔 밤 짖어대는 것이냐 지나가는 바람은 작은 기억의 부스러기도 건드리지 않는다, 오는 .. 퀘렌시아 2018.06.16
과학의 발전은 누구를 위하여 있는가? 과학의 발전은 누구를 위하여 있는가? . 미국의 아이디어맨이 자기부상열차, 1시간에 1,200km를 주파하는 열차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1시간에 1,200km, 순식간에 날라간다면,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동차량들이 발전을 거듭해 와서 매우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아.. 퀘렌시아 201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