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렌시아

천상병 시모음

인천 주안 자동차 2019. 3. 16. 18:46


      비 오는 날  



아침 깨니 부실 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1백50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함을

나는 어찌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 천상병






   들국화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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