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렌시아

석양(夕陽)

인천 주안 자동차 2021. 10. 13. 19:13

 

 

         석양(夕陽)

 

 

 

억울한 건 아닌데

석양빛에서 눈을 돌릴 수 없네.

 

바닷가 물 뒤 어둠이 걸려 있는데

부서지는 하얀 포말이 밀려오네.

 

그리워하며 밀려오는 포말은

인생 저기에서 밀려오는가

나뭇가지 흔들리는 시간에서 밀려오는가

 

억울한 건 아닌데

풀잎이 끝도 없이 흔들리네.

저기에서부터 흔들리는 것인가 석양빛 어스름에 흔들리는 것인가

흔들리는 그 끝이 보이지 않네.

인생 저리로 가서 흔들리네

인생이 병신인가 병신이 인생인가

바닷가 물소리는 그늘 속에서 첨벙거리는데

내 다리는 어디에 있나,

저리로 간 것은 저리로 간 것이고

어디에 있는 발자국인가, 시간만 남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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