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렌시아

그대 있음에 김남조

인천 주안 자동차 2018. 5. 21. 08:25



        그대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그대가 있기 때문에, 

     
     
이 바다에서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리움입니다.
끊임없이 부서지면서도, 공허함을 너머 또 부서지는 물결입니다. 끊임없이 부서지는 물결입니다.
포말(泡沫)입니다.
이 바다에서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리움을 간직한 사랑입니다.
물결도 아니며

포말(泡沫)도 아니며
그대와 간직한 한 시절입니다.
새들이 울고 지나간 저 산입니다.
새들이 날라간 한 계절이며, 나뭇잎사귀의 그늘입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나뭇가지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며
나뭇가지 사이의 그늘을 나뭇잎사귀가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건너지 못한 저 강물이 흐르고,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시절이 있고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귀가(歸家)



 일을 마친 시각,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마트에서 사탕 두어 봉지, 어머니 드실 떡 사들고  들어오는데, 비닐봉지가 흔들린다.
앞쪽에 현관문쪽으로 설렁설렁 걸어가고 있는 이웃집 사내도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좁은 화단에 핀 노란 꽃, 어둠속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바람이 펄럭이고, 눈앞에 흔들리는 나뭇잎사귀를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는.
 시간 앞에서, 흔들리는 비닐 봉지에 귀가 지켜보게 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면벽(面壁)하는 것 같아, 흔들리는 비닐봉지, 하루치의 생각들이 흔들리는, 그것에 마음이 가는, 이 시간에, 눈앞에 면벽(面壁)한 것은. 눈앞을 가린 것은 어둠은 아닌데, 벽은 아닌데,자꾸 목도하게되는 것은. 면벽, 시간의 벽앞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게 된 것은.
생각해보면, 눈 앞에서 저녁하늘에 흔들리는 나뭇잎사귀 그늘에 누워본적 없어
걸음조차도,
내 생애의 耕作地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무엇일까, 환상은 아닌데 환상같은, 지옥처럼 어두운데 거기는 아닌. 
바람 흐르듯이 스쳤다가, 가는, 
한 점 스쳤다가 가는 이것을,
바람 흐르듯 가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아래로만 아래로만 떨어지는 환상, 구렁텅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건강을 위해 꺼져가는 담배불을 버리는 나를 내가 바라보고 
씁쓸하게 웃기만 하는데.... 
명멸(明滅)하는 저 저녁의 별은, 
먼 시간의 등대에 불이 어둠을 밝히고 있을까,
버려지지 않을 기억을 믿을 수 있을까,

봄빛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흘러가니,
한 世上, 지치다가 가는구나.








      'Blowin’ in the Wind'                                    - by Bob Dylan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Before you call him a man?


사람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건너야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모래밭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영원히 포탄사용이 금지될 수 있을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Yes, ‘n’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산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서있어야


Before it's washed to the sea?


바다로 씻겨갈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도대체 얼마나 많은 세월을 살아야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자유로와질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도대체 얼마나 여러 번 고개를 돌려야


And pretend that he just doesn't see?


보이지 않는 척 할 수 있을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Yes, ‘n'’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사람은 얼마나 여러 번 올려다 봐야


Before he can see the sky?


하늘을 볼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도대체 얼마나 많은 귀가 있어야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사람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Yes, 'n'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l he knows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東欄梨花  동난이화 / 동쪽 울타리의 배 꽃

 

                                                                     - 蘇東坡  소동파 -



 

梨花淡白柳深靑  이화담백유심청  배꽃은 마냥 희고 버들잎 짙푸러


柳絮飛時花滿城  유서비시화만성  버들개지 날리자 꽃도 활짝 폈네


추창東欄一株雪  추창동난일주설  울타리에 한스러운 눈꽃 한 그루


人生看得幾淸明  인생간득기청명  인생 살며 좋은 날 몇 일을 볼까






             春夜(춘야)                                         - 蘇東坡  소동파 -





春宵一刻値千金 (춘소일각치천금)      봄밤 한 시각이 천금의 값이라


花有淸香月有陰 (화유청향월유음)      꽃은 맑은 향기를 품고 달은 그림자가 아름답다


歌管樓臺聲寂寂 (가관누대성적적)      누대엔 노래와 거문고 소리 고요하고


鞦韆院落夜沈沈 (추천원락야침침)      그네 뛰던 후원 뒤뜰엔 밤이 깊어만 간다.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민지회구)


                                                                                                                     - 蘇東坡  소동파 -




人生到處知何似 (인생도처지하사) 인생살이 무엇과 같은지 아는가
恰似飛鴻踏雪泥 (흡사비홍답설니) 마치 나는 기러기가 눈 위의 진흙 밟은 것과 같다네
泥上偶然留指爪 (니상우연류지조) 진흙 위에 우연히 발자국을 남겼다 하더라도
鴻飛哪復計東西 (홍비나부계동서) 기러기 난 뒤 어찌 동쪽으로 갔는지 서쪽으로 갔는지 알겠는가

老僧已死成新塔 (노승이사성신탑) 늙은 스님은 이미 죽어 새로운 탑이 만들어졌고
壞壁無由見舊題 (괴벽무유견구제) 벽 허물어져 옛날 적어놓은 시 볼 길이 없게 되었구나
往日崎嶇還記否 (왕일기구환기부) 지난 날 고생했던 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가
路長人困蹇驢嘶 (로장인곤건려시) 길은 멀고 사람은 지쳤는데 절름거리는 나귀는 울부짖었지






                봄,




인생이 봄바람 살랑이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인가.

봄날의 이 햇볕은 언제 또 내려올 것이고,

봄날의 이 바람은 몇해나 불어올 것인가.

작년에 불던 바람이 올해 또 찾아오는가.

나뭇가지에 살랑이는가.

그 사람 가고난 자취에 불 것인가, 잊지 않고 찾아올 것인가,

매해 피어나는 새싹은 , 새싹이지만,

가고난 자취는 사라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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